한국법학원 학술연구부는 민상사 분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3년 상반기에 6개 연구보고서를 발간하였다. 9월부터 앞으로 매월 각 보고서의 요지 소개를 이어서 할 예정이다.
민사 연구보고서 「미혼부 출생신고제도 개선 검토」는 학술연구부 민사팀 안문희 연구위원이 연구를 수행하였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출생은 그 자체로서 입증되지만, 이를 외부적 · 공식적으로 표식화하기 위한 방법은 출생신고를 하는 것이다. 즉 인간은 출생신고를 통해 공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이를 근거로 헌법을 비롯한 모든 법규정이 보장하는 권리 및 의무를 향유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출생신고가 되지 않는 한, 사회나 국가 안에서 인간은 공적인 의미로서 존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출생신고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장치이자 보호막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미혼부 출생신고와 관련한 규정은 1987년 제정된 호적선례를 시작으로, 1988년, 1989년, 2011년의 개정과 2015년 사랑이법의 신설이 있었으며, 대법원의 2020년 6월 8일 결정과 이후 2021년 개정 및 2023년의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까지의 수차례의 개정 과정을 거쳐왔다. 현재 국회에는 의료기관을 통한 출산통보제와 관련한 법안이 발의되어 있으며, 해당 법안이 통과하게 되면 “미혼부의 출생신고의 문제”가 “출생신고제도”로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국회에 발의된 개정법률안의 처벌 규정 부재 및 신상 정보를 알리기를 원하지 않는 모의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은 존재한다.
우리나라가 1991년에 비준한 UN 아동권리협약을 비롯한 많은 국제협약은 아동에 대해서 “출생 후 즉시 등록될 권리”를 보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엔 산하의 여러 위원회로부터 우리 정부는 국적과는 관련 없이 출생한 곳에서 출생등록될 권리를 보장하는 보편적 출생등록제를 보장할 것을 권고 요청 받은 바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의료기관을 통한 출생통보제가 미비점을 보완 수정하여 확대된 의미의 보편적 출생등록제, 즉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자녀(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로까지 확대하느냐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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