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조현덕 변호사, 최난설헌 재단 이사, 홍석조 재단 이사장, 이승훈 고려대 박사(논문 우수상), 홍준형 서울대 교수(올해의 법률저서 수상), 김효권 고려대 박사(논문 대상), 권오곤 재단 이사, 정인섭 재단 이사, 구승회 감사 >
홍진기법률연구재단(이사장 홍석조)이 지난 11월 18일, 제5회 홍진기법률연구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2016년 설립된 홍진기법률연구재단(이하 ‘재단’)은, 법률실무와 법학 교육, 법조인 양성에 헌신한 법률가 유민 홍진기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심도 있는 법학연구를 지원하고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법률가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법률 기초를 다지고 국가 기강과 법질서를 확립하는데 앞장선 유민 홍진기(1917~1986) 선생은 한일청구권 협정에 대한 법이론을 정립하였고, 법무부·내무부 장관 등을 지낸바 있다.
올해 시상식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외부인사 없이 재단 임원들 및 수상자들만 모여 진행됐다. 올해부터는 특히 ‘올해의 법률저서’ 부문을 새로 시행한 바, 그 첫 번째 수상 저서로 서울대학교 홍준형 교수의 ‘상징입법’이 선정돼 1천만 원의 시상금이 수여됐다.
논문 부문에서는 고려대 김효권 박사가 대상을, 고려대 이승훈 박사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3천만 원, 5백만 원의 시상금이 전달됐으며 이후 단행본 출간 기회도 주어질 예정이다.
예년과 같이 이번 시상식에서도 해외 법학 프로그램 참가를 지원하는 유민펠로우에 총 9명이 선정됐다. 국제강좌 지원은 헤이그 아카데미, 샤먼 아카데미, 로데스 아카데미, 제네바 아카데미, 르네카생 아카데미의 참가비(등록비, 왕복 항공료, 체류비)를 지원하며, 인턴 지원은 수혜자가 희망하는 국제기구 및 NGO의 법률인턴 파견 근무를 최장 1년 간 지원(왕복 항공료, 체류비)한다.
■ 수상 논문과 저서, 어떤 평가 받았나
올해의 대상 논문으로 선정된 김효권 박사의 ‘국제법상 개인의 국적포기와 변경에 관한 연구’는, 국적 취득과 상실에 관한 국가의 절대적 재량에 물음을 제기하며 국제법상 국적을 포기하고 선택할 수 있는 인권에 대해 고찰했다. 국내 탈북자의 법적 지위에 관한 정책적 방향까지 제시하며 학술적 기여도 측면에서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수상을 수상한 이승훈 박사의 ‘공법상 당사자 소송 중 확인소송에 관한 연구’는, 행정소송에서 권리구제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법률적 행위를 주제로 하여 탄탄한 이론과 실무자의 감각을 잘 녹여내었고, 해외문헌 사례조사 등 학문적인 열정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의 법률저서’로 선정된 홍준형 교수의 「상징입법」은 “겉과 속이 다른 법, 또는 그런 법을 만드는 것”을 상징입법이라 칭하며, 최근 한국사회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상징입법의 구체적인 사례를 분석한 입법현실 비판서다. 사회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 기준인 법률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운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냉철한 고민의 결과물로서, 법을 다루는 많은 이들에게 유용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단은 “창의적 법률연구 지원과 글로벌 법률가 양성을 통한 선진법치 실현”을 사명으로 하고 “법률연구와 법률문화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법률연구 지원 기관”을 이상으로 한다. 이러한 설립취지를 근간으로 하여 주요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대별된다.
첫째로, 홍진기법률연구상이다. 홍진기법률연구상은 기존에 ‘저술부문’, ‘논문부문’으로 나뉘던 것에서 올해 새로이 ‘올해의 법률저서’ 부문이 시행됐다.
‘저술부문’의 선정 대상은 일정기간 내 발간된 법학 저술서 중 특정분야에 대해 다년간의 학문적 연구를 통해 완성된 높은 수준의 저술서로, 대상에 5천만원이 수여된다. 2017년 대상 수상작에 「표절론 (남형두 著)」이, 우수상 수상작에 「국제형사법 (김기준 著)」이 선정됐다.
‘논문부문’ 선정 대상은 당해 2월, 8월에 발표된 박사학위 취득 논문이며, 대상에 3천만원이 수여된다.
‘올해의 법률저서’ 선정 대상은 최근 2년 내 출간된 도서 중 국내 법학문화·교육 발전에 기여가 높은 도서, 법학연구나 실무에 탁월한 도움이 되는 도서, 국내 법치주의 향상이나 국민의 법의식 함양에 기여가 높다고 판단되는 도서다. 별도 자문위 추천 및 심사를 통해 선정되며 시상금은 천만원이다.
둘째는 유민펠로우 사업이다. 이 사업은 국제적 감각을 지닌 예비 법조인 양성을 위해 국제 단기강좌 프로그램 참가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유럽의회, ICC, UNHCR 등 다수의 국제기구 및 국제 NGO 단체에 인턴 참가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국제강좌 지원 대상은 국내 대학원 법학과(법전원 포함) 석·박사 과정(수료생)이며 아시아 강좌에 300만원, 유럽강좌에 400만원을 지원한다.
인턴 지원 대상은 국내외 대학원 법학과(법전원 포함) 석박사 과정생 중 최소 3개월 이상 인턴 근무 가능자이며, 월 생활비(1,500달러 내외, 지역에 따라 차등 지원)와 왕복 항공료(한도 200만원 내 실비 지원)가 지원된다.
셋째가 ‘법학연구지원사업’이다. 박사학위 논문작성 지원과 학술서(유민총서) 발간지원이 있다.
‘박사학위 논문작성 지원’은 법학 박사 논문제출 자격시험을 통과하고 2년 내 논문작성 완료예정인 자(전업학생 우대) 중에서 선정되며, 월 200만원씩 최장 2년을 지원한다.
‘학술서 발간지원’은 박사학위 소지자 혹은 법학계, 법 실무계 경력이 5년 이상인 자, 선정 후 1년 내 학술서 집필 완료 예정인 자 중에서 선정된다. 이 사업은 학술성이 높으나 상업성이 부족해 출간이 어려운 법학 학술서의 발간비용 및 연구비 지원을 통해 유민총서로 발간하는 사업이다. 2020년 발간지원 학술서로는 「An Introduction to the Korean Constitution (연세대 김종철)」, 「이슬람법 입문 (고려대 명순구)」, 「규범적 과제로서 기능적 분화 (제주대 고봉진)」, 「손해배상산정론 (고려대 최우진)」, 「4차산업 혁명시대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위한 법 분야 위험예측 (영남대 양종모)」이 선정됐다.
재단의 홍석조 이사장은 “법률은 우리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 국가의 안정적인 발전에 근간이 되는 것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육성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재단은 우리나라 법학 및 법조계의 우수한 인재와 연구를 적극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