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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대법원 판례] 사업시행자의 파산관재인이 BTO 방식 민간투자사업의 실시협약 해지를 주장한 사건, 민법 제203조 제1항 단서가 악의의 점유자에게 적용되는지 여부




■ 2017273441 전부금 (상고기각사업시행자의 파산관재인이 BTO 방식 민간투자사업의 실시협약 해지를 주장한 사건

 

대법원(주심 김재형 대법관)이 5월 6지하주차장 건설 및 운영 관련 민간투자 실시협약이 채무자회생법상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사업시행자의 파산관재인이 해지를 주장한 사건에서원심과 같이 이 사건 실시협약이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며 상고를 기각했다이에 대하여는 대법관 안철상의 별개의견과 대법관 3(김재형박정화이흥구)의 반대의견이 있다.

 

피고 대전광역시는 2008, A회사와 사이에 “A가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토지에 지하주차장과 부대시설을 건설하여 피고에 기부채납하면피고는 A에게 위 지하주차장 등에 대한 시설관리운영권(이하 관리운영권’)을 설정해 준다는 내용의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2011년 A는 피고에게 기부채납에 의한 증여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고 피고로부터 관리운영권을 설정받았다이후 B회사가 A로부터 관리운영권을 양수했고피고는 A와 체결했던 실시협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B와 실시협약 변경협약(이하 이 사건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B는 이 사건 실시협약 체결일에 C로부터 145억 원을 대출받으면서이 사건 실시협약에 따라 가지는 관리운영권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이 사건 실시협약은 구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4조 제1호에 정해진 사회기반시설의 준공과 동시에 당해 시설의 소유권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며 사업시행자에게 일정기간의 관리운영권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는 이른바 BTO (Build-Transfer-Operate) 방식의 민간투자사업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후 2013년 C가 파산선고를 받으면서 원고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됐고다음해 B가 파산선고를 받아 소외인 D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됐다. B의 파산관재인 D는 2014년 피고 대전광역시에게 파산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이 사건 실시협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했는데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 335조 제1항 쌍방미이행 쌍무계약 해제 또는 해지’ 규정에 따른 해지를 주장했다파산 당시 B에게는 이 사건 주차장을 유지·관리 및 운영할 의무와 운영실적 및 운영계획을 피고에게 제출할 의무 등이 남아 있었고피고에게는 B가 이 사건 주차장 부지 및 시설을 무상으로 사용·수익하도록 하고 불가항력사유 등이 발생했을 때 총 사업비를 변경하는 등 절차에 협조하며주차단속을 실시해야 할 의무 등이 남아 있었다.

 

원고는 2015년 3, ‘이 사건 실시협약에 의해 발생된 B의 파산관재인 D의 피고에 대한 106억 원의 해지 시 지급금 채권에 대해 근저당권에 기한 물상대위에 의한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고위 명령은 피고에게 송달되어 확정됐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의 쟁점에 대하여 이 사건 실시협약에 따라 B가 이 사건 지하주차장 등을 운영하고 있는 단계를 채무자회생법 제335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해지권의 대상인 쌍방미이행 상태로 볼 수 있는지 여부로 귀착된다고 설명하면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으로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구 민간투자법의 입법취지와 그 공법적 특수성파산선고 당시 이 사건 실시협약의 진행 정도파산선고 당시 당사자들에게 남아 있는 구체적인 권리와 의무의 내용과 그 관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미이행된 쌍방의 채무 사이에 성립·이행·존속상 법률적·경제적으로 견련성을 갖고 있어서 서로 담보로서 기능하는 서로 대등한 대가관계에 있을 것을 요구하고미이행 부분이 부수적 채무에 불과하다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이 사건 파산 당시 B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는 상호 대등한 대가관계에 있는 법률관계라고 할 수 없고 B와 피고 간 법률관계는 성립·이행·존속상의 법률적·경제적 견련성이 없으며 오히려 피고가 이 사건 파산 이전에 이미 관리운영권을 설정해 줌으로써 서로 담보로 기능하는 채무의 이행을 완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수의견은 또한 피고는 실시협약상 사업시행자의 파산 시 이를 이유로 실시협약을 해지할 권리를 보유하고이 경우 B의 영업이 중단됨으로써 피고에게 발생한 손해는 이 사건 실시협약에 의한 해지 시 지급금 산정과정에서 전보될 수 있는데원고는 채무자회생법 규정에 기한 해지를 주장하면서 피고의 손해배상채권 등은 파산채권에 불과하여 피고가 임의로 공제할 수 없음을 전제로 사업시행자가 투입한 공사비용의 거의 대부분을 일시불로 반환할 것을 구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사업시행자의 비용으로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고 사업시설 운영 수입으로 투입비용을 회수함으로써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의 투자를 촉진하여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사회기반시설의 확충·운영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구 민간투자법의 본질에 반한다고 봤다궁극적으로 사업시행자 및 사업시행자의 채권자들이 사회기반시설의 운영 위험에 무관심해지고운영부진 시 파산절차를 이용하여 국가 등으로부터 일시에 비용을 회수하려고 시도하게 될 우려가 있어 민간투자사업 전반에 막대한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별개의견을 낸 안철상 대법관은다수의견이 관리·운영 단계에서의 채무는 부수적 채무라는 이유로 쌍방미이행 채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에 반대하면서 이 사건 실시협약은 단계별로 법률관계가 구분되지 아니하는 계속적 계약으로서 피고가 부담하는 의무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다수의견이 부수적 채무의 근거로 들고 있는 것은 장기간의 계속적 계약의 특성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를 이유로 피고의 B에 대한 의무이행이 완료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어 공법상 계약의 특수성민간투자법의 관련규정그리고 공익과 사익의 비교·형량 등에 비추어 볼 때이 사건 실시협약은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해당하지만파산을 이유로 이를 해지하는 것은 행정목적 달성을 어렵게 하여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를 초래하므로이 사건 실시협약에 대하여는 채무자회생법 제335조 제1항이 적용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반대의견을 낸 3(대법관 김재형박정화이흥구)은 실시협약이 채무자회생법 제335조 제1항에서 정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해당하여 사업시행자의 파산관재인이 이 조항에 따라 해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사업시행자가 주무관청이 해지하기 전까지 실시협약에 계속 구속되어 있도록 할 것인가아니면 실시협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나 재산을 청산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풀이했다.

 

반대의견은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법리는 파산절차를 좀 더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하여 파산관재인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면서도 상대방을 합리적으로 보호하고자 마련된 쌍무계약의 통칙이라면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법리는 이 사건 실시협약에도 적용되어야 하고파산 당시 사업시행자가 주차장을 유지·관리하며 운영할 의무그리고 주무관청이 사업시행자로 하여금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하고 주차요금 조정 등에 협력하며 주차단속 등을 실시할 의무는 모두 이 사건 실시협약에 따른 채무로서 이행이 완료되지 않았으며위와 같은 의무가 이른바 부수적 채무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미이행 부분이 부수적 채무라고 하면서 파산관재인의 해지권을 부정하는 것은민간투자법의 입법 목적과 채무자회생법 제335조 제1항의 문언에 반할 뿐만 아니라 사업시행자에 대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2018261889 부당이득금 (상고기각민법 제203조 제1항 단서가 악의의 점유자에게 적용되는지 여부

 

대법원(주심 김재형 대법관)이 4월 29원고가 피고의 건물 무단점유를 이유로 차임 상당액 이외에 피고가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임대차보증금 자체를 부당이득으로 구하고피고는 자신이 지출한 관리비 등의 공제를 주장한 사건에서, “민법 제203조 제1항 단서가 악의의 점유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피고는 통상의 필요비 상환을 청구할 수 있고무단점유자가 수령한 임대차보증금 자체는 부당이득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는 2010. 9. 13. 사망했고 그 자녀인 원고와 피고, B, C가 그 재산을 상속했다상속재산인 이 사건 건물은 상속재산분할심판을 통해 원고가 462/1,000 지분피고가 273/1,000 지분, B가 241/1,000 지분, D가 24/1,000 지분을 소유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피고는 A가 사망하기 전부터 다가구주택인 이 사건 건물 중 301호에 거주하다가, A가 사망한 이후부터 위 건물 전부를 단독으로 점유했다원고는 2017. 7. 18.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매각대금을 다 내고 그 소유권을 취득했다원고는 피고가 2010. 8. 20. 부터 다른 공유자들의 동의 또는 원고의 동의 없이 이 사건 건물을 무단으로 점유했다고 주장하며 부당이득반환 또는 손해배상 등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했다.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을 2010. 9. 13. 부터 무단으로 점유(302호는 2012. 11. 13. 까지나머지 부분은 2017. 11. 15. 까지)했다고 인정한 다음, “피고는 해당 기간 이 사건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차임에 해당하는 부당이득금 또는 손해배상금(원고의 소유권 취득일인 2017. 7. 18. 이전까지는 원고의 지분에 한한다)에서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관리를 위하여 지출한 비용 중 원고의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한 돈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또한 원심과 같이 피고의 필요비 공제를 인정하며, “민법 제203조 제1(‘점유자가 점유물을 반환할 때에는 회복자에 대하여 점유물을 보존하기 위하여 지출한 금액 기타 필요비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그러나 점유자가 과실을 취득한 경우에는 통상의 필요비는 청구하지 못한다’) 단서에서 말하는 점유자가 과실을 취득한 경우란 점유자가 선의의 점유자로서 민법 제201조 제1항에 따라 과실수취권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를 뜻한다고 보아야 한다면서 선의의 점유자는 과실을 수취하므로 물건의 용익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비용인 통상의 필요비를 스스로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나과실수취권이 없는 악의의 점유자는 위 단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한 부동산의 일부 지분 소유자가 다른 지분 소유자의 동의 없이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여 임대차보증금을 받았다면그로 인한 수익 중 자신의 지분을 초과하는 부분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부당이득이 되어 다른 지분 소유자에게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다만 그 반환 또는 배상의 범위는 부동산 임대차로 인한 차임 상당액이고 부동산의 임대차보증금 자체에 대한 다른 지분 소유자의 지분비율 상당액을 구할 수는 없다는 선례를 따르며 원심을 수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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