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회는 2021년 7월 25일, 보건비상사태를 연장하고 관련 조치들을 보완한 「보건위기 관리에 관한 법률(Loi relative à la gestion de la crise sanitaire)」을 채택했다(이하, ‘심판대상법률’). 이에 2021년 7월 26일, 수상은 심판대상법률 제1조, 제9조 제12조에 대하여, 60인 이상의 하원의원과 60인 이상의 상원의원은 심판대상법률 제1조, 제2조, 제7조, 제8조, 제9조, 제14조에 대하여, 헌법 제61조 제2항에 따라 헌법재판소에 사전적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 헌법재판소는 2021년 8월 5일, 동 법률에 대한 사전적 위헌법률 심사를 통해 동 법률의 일부 조항이 위헌임을 선언했다[일부위헌-해석유보(Non conformité partielle réseve)].
■ “심판대상조항, 헌법적 요구들 사이에 균형 잡힌 조화 이루었다”
헌재는 먼저 ‘보건위기 속 외출관리제도 연장’에 관하여 “헌법적 가치를 가지는 건강보호의 공익과 공화국 영토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된 권리와 자유 존중 사이에 조화를 보장하는 것은 입법자의 의무”라고 전제하면서, “헌법재판소는 의회가 가지는 평가 또는 결정에 대한 판단권한이 없으므로 의회의 판단이 명백히 부적절한 것이 아닌 한 문제가 되고 있는 입법자의 평가를 되돌릴 수 없고, 이 경우 이(의회의) 평가는 현재 상황에 대해 명백히 부적절한 것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특정 장소, 시설, 서비스 또는 행사에 ‘보건패스(pass sanitaire/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바이러스 검사결과, 예방접종 증명서, 감염 후 회복 확인서의 형태)’를 제시하고 출입하도록 한 규정에 관하여는 “건강보호라는 헌법적 가치의 목적과 헌법적으로 보장된 권리 및 자유 존중 사이에 조화를 보장하는 것은 입법자의 권한”이라면서 “입법자는 동 조치들이 단체급식소, 도로 및 철도 레스토랑에서 준비된 음식의 포장판매를 예외로, 건강 사회 사회의료 서비스 및 시설 및 여가 상업용 식당 주류판매점 활동을 하는 특정 장소 시설, 서비스 또는 행사에 적용되도록 규정함으로써, 바이러스 전파의 특별한 리스크가 존재하는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에 적용하도록 당해 조치의 적용을 제한하면서 여러 가지 보장책을 마련했다”고 봤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대중에게 부과된 의무는 예방접종 증명서, 감염되지 않았다는 바이러스진단검사 결과 또는 감염 후 회복되었다는 확인서 제시를 통해 충족될 수 있다고 규정하였으므로 이 조항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치료 의무나 예방접종 의무를 설정하지 않는다”면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적 요구들 사이에 균형 잡힌 조화를 이루었다”고 판단했다.
사업자 및 직업인에게 부과된 통제 의무와 관련하여서는 기업의 자유 침해 여부, 형벌이 비례원칙 위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헌재는 “건강보호라는 헌법적 가치의 목표 추구가 기업의 자유에 대한 불균형한 침해를 초래하지 않는다”고 하는 한편 “심판대상조항은 최고 대상이 되는 위반사항이 45일 동안 3번 이상 확인되면 운영자 또는 책임자에게 1년의 징역 및 9,000유로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처벌받은 행위의 성격에 비추어 정해진 형벌은 명백히 불균형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 “비정규직 근로자 계약 종료 규정과 일괄적 격리의무 규정은 헌법 위반”
헌재는 청구인들(하원의원들)이 “심판대상조항은 보건패스 제시의무 위반의 경우 기한 제한 없이, 근로자 또는 공무원에게 모든 급여를 박탈하는 근로관계의 중지를 야기하도록 규정하였다”고 비난하면서 “이 규정들이 오직 비정규계약(contrat à durée déterminée) 또는 임기계약(contrat de misssion)에 적용될 수 있는 (계약) 조기 종료에 대한 새로운 근거를 규정하였다”고 주장한 점은 받아들였다. 헌재는 “입법자는 ‘보건패스’를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오직 기간제계약 또는 임기계약의 종료 사유를 구성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추구하는 목적과 관련 없이 근로계약의 성격에 따라 근로자들의 처우를 다르게 규정하였다”고 보면서, 이 부분이 법 앞에 평등원칙을 위반하여 헌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심판대상조항이 오직 코로나19 전염병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1년 11월 15일까지 코로나19 양성진단검사를 받은 모든 피검자는 10일(갱신 불가) 동안 격리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한 것에 대하여는 “자유 박탈을 구성한다”면서 “심판대상조항이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 양성임을 전달받을 모든 피검자의 개인적 상황에 관한 어떠한 판단도 없이, 위반 시 형사상 제재를 받는 10일 동안의 격리의무를 진다고 규정한 것은 이러한 자유박탈 조치가 적절하며 비례하여 실시된다는 것을 보장하지 않으며, 따라서 헌법에 위반한다”고 판시했다.
<자료 참조: 헌법재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