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학원 학술연구부 민사팀 연구위원 성덕근 박사는 '제사주제자의 결정에 관한 최근 판례의 동향과 쟁점'이라는 주제로 현안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대법원 2023.5.11.선고 2018다248626 전원합의체 판결'은 제사주재자를 정함에 있어 공동상속인들간에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 장남 또는 장손인 남자가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성별과 무관하게 최근친의 연장자가 맡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 이유로는 오늘날 조상에 대한 추모나 부모에 대한 부양에서 아들과 딸의 역할에 차이가 없고, 장례방법도 종래의 매장 및 분묘 조성 대신 화장 후 봉안이나 자연장의 비율과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제사의 횟수가 감소하는 등 제사의 형식과 절차도 점차 간소화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현대사회의 제사에서 부계혈족인 남성 중심의 가계계승(家系繼承)의 의미는 상당 부분 퇴색하고 망인에 대한 경애와 추모의 의미가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 법과 관습, 당연한 전통처럼 해석되던 기존 법조문의 내용이 사회적·문화적 변화와 일반 국민들의 법감정의 변화를 근거로 그 정의가 변경된 것이라고 보여진다. 호주제도가 폐지되고, 자녀의 성(姓)과 본(本)을 정함에 있어서도 부와 모의 성(姓)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되었으며, 판례도 종중 구성원의 자격 또한 성별의 구별 없이 성년이라면 당연히 그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등 남녀 양성평등의 이념은 사회변화를 반영하여 민법과 판례를 통해 구현되고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을 포함한 최근 판례의 흐름은 가족과 종중, 친족 구성원들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 양성평등을 지향하려는 법적 판단으로서 매우 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고, 앞으로도 전향(前向)적인 법원의 판단이 계속되어 우리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와 양성평등이 보다 강화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