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헌마370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미결수용자의 주말 변호인 접견 불허 사건
종국일자 : 2026. 1. 29. /종국결과 : 인용(위헌확인)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미결수용자의 주말 변호인 접견 불허 사건>
헌법재판소는 2026. 1. 29.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피청구인 제주교도소장이 2023. 2. 18. 토요일 야간임을 이유로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청구인의 변호인에 대하여 변호인 접견 신청을 거부한 행위가 미결수용자인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인용 (위헌확인)]
□ 사건개요
○ 청구인은 2023. 2. 18. 08:32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체포되어 국가정보원 제주지부에 인치되었다가 같은 날 15:25 제주교도소에 구금되었다. 청구인은 앞서 2023. 1. 16. 국가보안법위반 사건의 변호인을 선임하였는데, 변호인은 토요일인 2023. 2. 18. 18:30경 청구인의 체포적부심사 준비를 위한 변호인 접견을 신청하였으나, 피청구인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른 근무시간이 아니며 사전 예약도 하지 않았고, 체포적부심사가 휴일에 이루어지는 경우 수용자를 미리 법원에 출석시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음을 이유로 위 신청을 거부하였다.
○ 이에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2023. 2. 18. 청구인의 변호인에게 한 변호인 접견 불허 결정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3. 3. 1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 피청구인이 2023. 2. 18. 청구인의 변호인에 대하여 변호인 접견 신청을 거부한 행위(이하 ‘심판대상행위’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19. 4. 23. 법률 제16345호로 개정된 것)
제41조(접견) ⑥ 접견의 횟수ㆍ시간ㆍ장소ㆍ방법 및 접견내용의 청취ㆍ기록ㆍ녹음ㆍ녹화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9. 10. 22. 대통령령 제30134호로 개정된 것)
제58조(접견) ① 수용자의 접견은 매일(공휴일 및 법무부장관이 정한 날은 제외한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른 근무시간 내에서 한다.
제102조(접견의 예외) 소장은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제58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접견 시간대 외에도 접견하게 할 수 있고, 변호인이 아닌 사람과 접견하는 경우에도 제58조 제2항 및 제101조에도 불구하고 접견시간을 연장하거나 접견 횟수를 늘릴 수 있다.
구 국가공무원 복무규정(2011. 7. 4. 대통령령 제23010호로 개정되고, 2024. 4. 2. 대통령령 제343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근무시간 등) ① 공무원의 1주간 근무시간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으로 하며, 토요일은 휴무(休務)함을 원칙으로 한다.
② 공무원의 1일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하며, 점심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한다. 다만, 행정기관의 장은 직무의 성질, 지역 또는 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1시간의 범위에서 점심시간을 달리 정하여 운영할 수 있다.
□ 결정주문
○ 피청구인이 2023. 2. 18. 청구인의 변호인에 대하여 변호인 접견 신청을 거부한 행위는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한다.
□ 이유의 요지
(1) 인정사실 및 쟁점
○ 청구인은 토요일인 2023. 2. 18. 08:32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체포되었다. 청구인에 대한 체포영장은 26장 분량으로, 그 범죄사실은 이적단체 구성, 이적 동조, 편의 제공이다. 청구인은 같은 날 09:30 국가정보원 제주지부에 인치되어 그곳 면회실에서 변호인과 2회(10:12~10:56, 13:55~14:49) 총 98분간 접견하였다.
○ 청구인은 같은 날 15:25 제주교도소에 구금되었다. 변호인은 같은 날 18:30경 피청구인에게 청구인의 체포적부심사 준비를 위한 변호인 접견을 신청하였다. 같은 시각 제주교도소에서는 19명의 교정직 공무원이 608명의 수용자를 관리하고 있었다. 피청구인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른 근무시간이 아니며 사전 예약도 하지 않았고, 체포적부심사가 휴일에 이루어지는 경우 수용자를 미리 법원에 출석시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음을 이유로 위 신청을 거부하였다.
○ 변호인은 2023. 2. 19. 20:05경 제주지방법원에 청구인에 대한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였고, 그 심문기일은 2023. 2. 20. 14:00로 지정되었다. 청구인은 심문기일 오전에는 변호인 접견을 신청한 바 없으나, 같은 날 12:55부터 13:40까지 45분간 제주지방법원 접견실에서 변호인을 접견한 후 개정까지 20분이 남은 상황에서 자유의지로 접견을 종료하였다. 위 체포적부심사청구는 같은 날 기각되었다.
○ 그렇다면 이 사건의 쟁점은, 토요일 야간임을 이유로 주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을 불허한 것이 미결수용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2)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 심판대상행위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41조 제6항의 위임을 받아 수용자의 접견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른 근무시간 내에서 하도록 정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형집행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58조 제1항에 근거한 것이다.
○ 심판대상행위는 제주교도소 공무원의 근무시간 외 휴무를 보장하는 한편, 평일 주간에 비해 인력이 축소된 상황에서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 공무원의 근무시간 외 변호인 접견을 제한하면 접견 업무에 별도의 인력이 소요되지 않게 되므로 심판대상행위는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3) 침해의 최소성
○ 체포된 피의자는 체포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석방되므로(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5항), 청구인이 체포 상태가 종료되기 전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여 체포의 불법ㆍ부당성을 다투기 위하여서는 체포 당일인 2023. 2. 18.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특히 긴요하였다.
그런데 청구인에 대한 체포영장이 26장 분량이고 범죄사실로 기재된 사실관계의 수가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같은 날 국가정보원에서 실시된 98분간의 접견으로 일자별 사실관계의 진부 확인, 체포의 필요성 부존재를 소명하기 위한 증거의 존부 확인 등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기 위한 충분한 준비가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변호인이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준비하기 위해 추가적인 접견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같은 날 18:30경 접견 신청을 하였음에도 위 신청이 거부되어 더 이상의 접견 없이 청구인에 대한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였고, 위 청구가 기각된 이상 적어도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는 단계에서 청구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청구인은 체포적부심사 심문기일 오전에 변호인 접견을 신청한 바 없고, 같은 날 오후 제주지방법원 접견실에서 45분간 변호인을 접견한 후 개정까지 20분이 남은 상황에서 자유의지로 접견을 종료하였으나, 이미 체포적부심사청구서를 제출하여 심문만을 남겨둔 시점에는 변호인 접견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심문기일 당일 제한된 시간 동안 접견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는 단계에서의 불이익이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행위가 있은 시점을 전후한 변호인 접견의 상황 및 수사ㆍ재판의 진행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의 방어권 행사에 어느 정도 불이익이 초래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기회가 충분히 보장된 채 단지 변호인이 원하는 특정 시점에 접견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경우(헌재 2011. 5. 26. 2009헌마341 참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헌법 제12조 제4항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6항에서는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적부의 심사를 법원에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하여 체포적부심사청구권을 헌법상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고자 하는 피의자의 변호인 접견권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필수적 내용이며, 체포 직후 신속하게 변호인을 접견하는 것은 비단 체포적부심사청구뿐 아니라 수사 초기의 대응 및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서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형집행법 시행령 제102조는 교도소장이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접견 시간대 외에도 접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위 규정이 위치한 형집행법 시행령 제9장(미결수용자의 처우)은 미결수용자의 처우가 수형자와 다른 점을 감안하여 별도의 장에서 특칙을 두고 있는 것으로, 수형자에 관하여는 위 시행령 제59조 제1항에서 교도소장이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접견 시간대 외에도 접견을 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위한 변호인 접견권의 헌법상 중요성, 형집행법 시행령 제102조에서 미결수용자에 대한 특칙을 규정한 취지 및 미결수용자의 경우 접견의 예외 인정 요건이 수형자와 구별되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면, 피의자가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기 위하여 변호인과 접견하려는 경우야말로 접견이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하여 특히 필요한 경우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이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청구인의 변호인에 대하여 변호인 접견을 허용하는 것이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서 헌법에 합치하는 법령의 집행이었다고 할 것이다.
○ 피청구인은 2023. 2. 18. 야간 제주교도소에서 19명의 교정직 공무원이 608명의 수용자를 관리하고 있었으며 변호인 접견을 실시할 경우 최소 2명 이상의 근무자가 필요한 사실을 고려하여 심판대상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청구인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변호인 접견을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교도소장은 교도관의 부족, 직무의 특수성 등 근무의 형편에 따라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근무시간을 연장하거나 조정할 수 있고 휴일 근무를 명할 수 있으므로(교도관직무규칙 제20조 제1항), 접견 신청 당일이 아니라면 교대가 이루어지는 다음날에라도 추가 인력을 확보하여 변호인 접견을 실시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보인다. 피청구인은 체포적부심사 심문기일이 일요일인 경우 추가 인력을 확보하여 체포적부심사 전 법원 내 접견실에서 변호인과 수용자 간의 접견을 보장하고 있다고 답변한바, 주말에 심문이 예정된 수용자뿐만 아니라 주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여야 하는 수용자도 유사한 방식으로 배려할 수 있다고 보인다. 무엇보다 형집행법 시행령 제102조가 접견 시간대 외의 접견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열어두고 있는 이상 피청구인으로서는 공무원의 근무시간 외에도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하여 접견이 특히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해당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미리 확보해 두었어야 한다.
○ 한편,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도별 체포적부심사 접수 건수는 각각 19건, 17건, 11건, 21건, 37건으로,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그중에서도 주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는 경우는 더욱 적다. 게다가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피의자가 전국에 산재하여 있음을 고려하면, 제주교도소에 청구인과 같이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위하여 주말 중 변호인 접견이 필요한 피의자가 수용되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같은 사례에서 계속하여 변호인 접견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인력에 지나친 부담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피의자에게는 변호인 접견 신청이 있은 즉시 최대한의 접견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그것이 불가할 경우 접견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 접견 신청이 있은 다음날 오전 등으로 시간대를 제한하는 방법 등 덜 침해적인 대안을 고려하여 볼 수도 있다.
○ 주요 국가의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체포 직후와 같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미결수용자가 휴일에도 변호인을 접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4) 법익의 균형성
○ 심판대상행위로 인하여 청구인은 제주교도소에 수용된 시점부터는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위한 변호인 접견을 전혀 하지 못하였는데, 불법ㆍ부당한 인신구속으로부터의 보호 및 수사 초기의 대응을 위하여 체포된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구인이 방어권 행사에 있어 받은 불이익이 결코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이에 비하여 피청구인은 변호인 접견에 적게는 2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답변한바, 이 정도의 인원을 한시적으로 접견 업무에 투입하는 것이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뿐더러 추가 인력을 확보한 뒤 해당 공무원에게 휴무를 보장하는 방법이 법령상 마련되어 있으므로(교도관직무규칙 제20조 제2항,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1조 제2항), 심판대상행위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공무원의 휴식 및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라는 공익에 비하여 제한되는 사익이 크다. 따라서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5) 소결
○ 심판대상행위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 결정의 의의
○ 이 사건은,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위한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권 제한의 한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처음으로 헌법적인 해명을 한 것으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토요일 야간임을 이유로 주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을 불허한 것은 미결수용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이라고 선언하였다. 헌법재판소는 2011. 5. 26. 2009헌마341 결정에서 미결수용자의 공휴일 변호인 접견 불허 문제를 다룬 바 있으나, 이 사건은 체포된 직후의 시점에서의 변호인 접견을 다루고 있고 체포적부심사청구권과도 관계된다는 점에서 위 선례와 차이가 있다.
○ 이 결정은 신체의 자유 보호를 위하여 헌법 제12조 제4항에서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여 인신구속 직후 신속한 변호인 접견을 보장할 것을 특별히 명하고 있는 점 및 같은 조 제6항에서 체포적부심사청구권을 헌법상 권리로 보장하고 있는 점을 되새긴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이미 종료된 행위에 대하여 인용(위헌확인) 결정을 선고한 것은, 향후 동일 또는 유사한 기본권 침해의 반복을 방지하여 체포적부심사청구를 위한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권이 충분히 보장되도록 교정실무가 개선되도록 하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