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법상 신탁계약인지를 판단하는 기준 / 부동산의 등기부상 소유권 명의만을 수탁자 명의로 변경ㆍ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고, 수탁자는 부동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 및 처분을 할 수 없으며, 신탁의 대가로 지급받는 보수도 없고, 수익자는 부동산에 관한 관리ㆍ처분권을 갖고 언제든지 신탁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등의 성격을 가진 경우에는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2025두34929 취득세부과처분취소 (아) 상고기각
부동산 소유자들이 부동산 관리신탁계약 및 위탁자 지위 이전을 통해 종합부동산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광고에 따라 그 소유 부동산에 관하여 친인척과 관리신탁계약을 체결한 다음 소액만을 받고 친인척인 원고들에게 위탁자 지위를 다시 이전하자, 피고가 부동산의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원고들에게 취득세를 부과한 사안임
2. 원심 판단
위 신탁계약이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하지 않고, 그 실질은 명의신탁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음
3. 대법원 판단
신탁법 제2조는 ‘신탁’이란 신탁을 설정하는 자(이하 ‘위탁자’라 한다)와 신탁을 인수하는 자(이하 ‘수탁자’라 한다) 간의 신임관계에 기하여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의 재산을 이전하거나 담보권의 설정 또는 그 밖의 처분을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일정한 자(이하 ‘수익자’라 한다)의 이익 또는 특정의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의 관리, 처분, 운용, 개발, 그 밖에 신탁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를 하게 하는 법률관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신탁법은 ‘수탁자의 권리ㆍ의무’라는 제목의 제4장에 속한 제31조 본문에서, 수탁자는 신탁재산에 대한 권리와 의무의 귀속주체로서 신탁재산의 관리, 처분 등을 하고 신탁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다고 규정하는 한편, 같은 장에 속한 나머지 조항들도 수탁자가 신탁사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각종 의무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부동산의 신탁에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신탁의 효력으로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는 결과, 수탁자는 대내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갖게 되고, 다만 신탁의 목적 범위 내에서 신탁계약에 정하여진 바에 따라 신탁재산을 관리하여야 하는 제한을 부담하는 것에 불과하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70460 판결 참조).
‘신탁계약’이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대내적으로는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여전히 위탁자에게 실질적으로 유보되어 있고, 그 계약이 수탁자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수탁자로부터 신탁재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ㆍ처분권을 박탈함으로써 수탁자가 신탁재산에 관하여 대내외적으로 아무런 관리 및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하는 정도에 이른다면, 이는 신탁의 본질에 반하는 것으로서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특정 계약이 그 명칭과 다르게 신탁의 본질에 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신탁법의 취지, 당사자들이 계약을 체결한 동기 및 목적, 신탁관계인으로서의 권리ㆍ의무 등에 관한 계약의 내용, 계약의 이행과정 및 당사자 간의 관련 약정의 존부 및 그 내용 등을 종합하여 그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신탁계약의 목적, 성격, 신탁보수, 신탁계약과 위탁자 지위이전계약의 결합에 따른 신탁재산의 회수 및 매도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부동산의 처분권한은 기존 위탁자에게 궁극적으로 유보되었고 이는 신탁법상 허용되는 수탁자의 권한 제한이나 신탁사무 위임과 조화될 수 없다고 보아, 위 신탁계약을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