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헌바334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 위헌소원- 초단시간근로자 사건
헌법재판소가 2021년 11월 25일, 재판관 6:3의 의견으로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 즉 이른바 ‘초단시간근로자’를 퇴직급여제도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했다. 이에 대하여 위 조항이 헌법 제32조 제3항과 헌법 제11조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재판관 이석태, 김기영, 이미선의 반대의견이 있다.
청구인 A는 한국마사회의 경마개최 업무를 보조하는 시간제 경마직 직원으로 한국마사회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다가, 퇴직 후 한국마사회를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으나 위 청구인의 1주당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에 미달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퇴직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되고, 이에 항소하여 재판 계속 중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위 항소가 기각됨과 동시에 위 신청이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청구인 B는 학교법인 甲과 매 학기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위 법인에서 설립·운영하는 乙학교 및 丙대학교에서 철학 담당 시간강사로 근무하다 퇴직 후 위 법인을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으나, 청구인의 1주당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에 미달하여 퇴직급여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퇴직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기각되고, 이에 항소하여 재판 계속 중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위 신청이 기각되고 위 항소가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근로조건의 보장은 근로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효율적인 기업경영 및 기업의 생산성이라는 측면과 조화를 이룰 때 달성 가능하고, 이것이 헌법 제32조 제3항이 근로조건의 기준을 법률로 정하도록 한 취지”라고 전제하면서 “사용자로 하여금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퇴직급여 지급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중한 부담이 될 수 있으며, 근로자의 노후 생계보장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도 못한 채 사용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부담만을 가중시켜 오히려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또한 “퇴직급여제도는 근로자의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의 전속성이나 기여도가 그 성립의 전제가 된다 할 것인바, 사용자의 부담이 요구되는 퇴직급여제도를 입법함에 있어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의 전속성이나 기여도가 낮은 일부 근로자를 한정하여 그 지급대상에서 배제한 것을 두고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명백히 불공정하거나 불합리한 판단이라 볼 수는 없다”면서 “국제노동기구(ILO) 제175호 「단시간근로 협약」에서도 단시간근로자의 근로시간 또는 소득이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법정 사회보장제도에서의 제외를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우리에게도 고려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인의 반대의견은 “현행법상 퇴직급여는 사업에 대한 공로의 유무나 다과에 관계없이 지급되고 퇴직자가 안정된 수입원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닌 것으로서, 초단시간근로자 역시 해당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반대급부인 임금의 성격을 갖는 퇴직급여의 지급대상에서 이들을 배제하는 것은 퇴직급여제도를 마련한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초단시간근로자의 경우 고용보험,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직장보험) 등 다양한 사회보장제도에서 소외되어 있는데, 여기에 더해 이들을 퇴직급여제도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발생시키는 것”이라는 견해를 냈다.
또한 “퇴직급여제도의 공로보상적 성격을 일부 인정한다 하더라도 ‘소정근로시간’만을 기준으로 그 공로를 가늠하는 것은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소정근로시간’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하는 형태를 드러내는 하나의 지표에 불과할 뿐 이것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한 전속성이나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단일한 기준이라고 평가하기 어려우며, 특히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는 규정방식은 사용자 주도성이 매우 강해 실제 근로시간이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식으로 운영되거나 일자리 쪼개기가 이루어지는 등 편법적 행태를 방지할 수 없고, 실제 적지 않은 경우 초단시간근로관계가 노동관계법령상의 부담을 피하기 위하여 형성되는 경향을 부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은 단시간근로자 중 초단시간근로자를 아예 퇴직급여제도의 적용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는데, 소정근로시간만을 기준으로 단시간근로자들 간에 퇴직급여 적용 여부에 차별을 두는 데에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려워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는 견해를 내면서, “국제노동기구(ILO) 제175호 「단시간근로 협약」에서는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사회보장제도의 제외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더라도, 점진적으로 보호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하고 있다”며 다수의견에도 반박했다.
■ 2019헌바446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위헌소원- 2회 이상 음주운전 시 가중처벌 사건
헌법재판소가 2021년 11월 25일, 재판관 7:2의 의견으로 “2회 이상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한 사람을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구 도로교통법 규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했다.
청구인들(2019헌바446, 2021헌바77)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형사재판 계속 중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각각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제청법원(2020헌가17)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형사재판 계속 중 직권으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 대하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반복하여 위반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규정인데, 그 구성요건을 ‘제44조 제1항을 2회 이상 위반’한 경우로 정하여 가중요건이 되는 과거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와 처벌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사이에 아무런 시간적 제한이 없고, 과거 위반행위가 형의 선고나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전과일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면서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한 경우 재범인 후범에 대하여 가중된 행위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전범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범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예컨대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과거 위반행위를 근거로 재범으로 분류되는 음주운전 행위자에 대해서는 책임에 비해 과도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