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 3. 16. 선고 2020도5336 판결
◇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하여 그 집행을 종료한 경우, 그 압수·수색영장의 유효기간이 남았음을 이유로 다시 이를 제시하고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의한 압수ㆍ수색영장은 수사기관의 압수ㆍ수색에 대한 허가장으로서 거기에 기재되는 유효기간은 집행에 착수할 수 있는 종기를 의미하는 것일 뿐이므로, 수사기관이 압수ㆍ수색영장을 제시하고 집행에 착수하여 압수ㆍ수색을 실시하고 그 집행을 종료하였다면 이미 그 영장은 목적을 달성하여 효력이 상실되는 것이고, 동일한 장소 또는 목적물에 대하여 다시 압수ㆍ수색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면 그 필요성을 소명하여 법원으로부터 새로운 압수ㆍ수색영장을 발부 받아야 하는 것이지, 앞서 발부 받은 압수ㆍ수색영장의 유효기간이 남아있다고 하여 이를 제시하고 다시 압수ㆍ수색을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9. 12. 1. 자 99모161 결정 참조).
☞ 경찰은 2019. 3. 5. 피의자가 甲으로, 혐의사실이 대마 광고 및 대마 매매로, 압수할 물건이 ‘피의자가 소지, 소유, 보관하고 있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마약류 취급 관련자료 등’으로, 유효기간이 ‘2019. 3. 31.’로 된 압수․수색․검증영장(이하 ‘이 사건 영장’)을 발부받아, 2019. 3. 7. 그에 기해 甲으로부터 휴대전화 3대 등을 압수하였음
☞ 경찰은 2019. 4. 8. 甲의 휴대전화 메신저에서 대마 구입 희망의사를 밝히는 피고인의 메시지(이하 ‘이 사건 메시지’)를 확인한 후, 甲 행세를 하면서 위 메신저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방법으로 위장수사를 진행하여, 2019. 4. 10.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그 휴대전화를 비롯한 소지품 등을 영장 없이 압수한 다음 2019. 4. 12. 사후 압수ㆍ수색ㆍ검증영장을 발부받았음
☞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메시지를 보낸 시점까지 경찰이 이 사건 영장 집행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경찰의 이 사건 메시지 등의 정보 취득은 영장 집행 종료 후의 위법한 재집행이고, 그 외에 경찰이 甲의 휴대전화 메신저 계정을 이용할 정당한 접근권한도 없으므로, 이 사건 메시지 등을 기초로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수집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쟁점 공소사실(「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위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음.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