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다318857 부당이득금 (마) 파기환송
1. 사안의 개요
사망으로 인한 상속재산으로 이 사건 부동산이 있었고, 사망 당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대항요건을 갖춘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어 있었음.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공동상속인 중 1인인 피고가 단독으로 소유하고 다른 공동상속인들에게 현금으로 정산하는 내용의 분할(이른바 ‘대상분할’)이 이루어졌는데, 이후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어 피고가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였음.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상속개시 이후부터 위 분할결정 확정일까지 위 임대차계약에 따라 수취한 차임 중 원고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한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임대차보증금 및 상속개시 후 자신이 납부하였다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재산세 상당액에 대한 공제 또는 상계를 주장함
2. 원심 판결
원심은 피고가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에 의하여 상속개시 시에 소급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였으므로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한 것은 자신의 채무 또는 의무를 이행한 것이고, 상속 개시 이후의 재산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피고의 공제 또는 상계 주장을 배척하였음
3. 대법원 판결
(1) 관련 법리
1)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 제3조는 ‘대항력 등’이라는 표제로 제1항에서 대항력의 요건을 정하고, 제2항에서 “임차건물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상속에 따라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도 위 조항에서 말하는 임차건물의 양수인에 해당한다.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한다(대법원 2021. 1. 28. 선고 2015다59801 판결 참조). 불가분채무자가 변제 등으로 공동면책을 얻은 때에는 다른 채무자의 부담부분에 대하여 구상할 수 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다208195 판결 참조). 민법 제1007조는 “공동상속인은 각자의 상속분에 응하여 피상속인의 권리ㆍ의무를 승계한다.”라고 정하는데 위 조항에서 정한 ‘상속분’은 법정상속분을 의미한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다292626 판결 참조). 따라서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상속인 중 1인이 변제 등으로 공동면책을 얻은 때에는 다른 공동상속인들을 상대로 법정상속분에 따라 구상할 수 있다.
한편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분할대상 상속재산 중 특정 상속재산을 공동상속인 중 1인의 단독소유로 하고 그의 구체적 상속분과 그 특정 상속재산의 가액과의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법(이른바 대상분할의 방법)으로 상속재산을 분할하였는데 그 특정 상속재산이 상가임대차법 제3조 제1항이 정한 대항요건을 갖춘 임대차의 목적물인 경우 그 공동상속인은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다른 공동상속인들은 임대차관계에서 탈퇴하여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 17. 선고 2011다4952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런데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가 분할대상에서 제외된 가운데 임대차 목적물을 단독으로 상속받게 된 공동상속인이 그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면서 다른 공동상속인들에게는 이러한 채무인수를 고려하지 않은 방식에 따라 산정된 차액을 지급하게 되면, 그는 본래 상속재산분할에서 의도되었던 것보다 과도한 부담을 안을 수 있어 부당하다. 이러한 경우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면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에 관하여 법정상속분에 따른 내부적 부담부분이 그대로 유지되고, 그 임대차 목적물을 단독소유하게 된 공동상속인이 나중에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한 때에는 다른 공동상속인들을 상대로 구상할 수 있다.
2) 민법 제1007조는 “공동상속인은 각자의 상속분에 응하여 피상속인의 권리ㆍ의무를 승계한다.”라고 정하는데, 위 조항에서 정한 ‘상속분’은 법정상속분을 의미하므로 일단 상속이 개시되면 공동상속인은 각자의 법정상속분 비율에 따라 모든 상속재산을 승계한다. 또한 민법 제1006조는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상속재산은 그 공유로 한다.”라고 정하므로, 공동상속인들은 상속이 개시되어 상속재산의 분할이 있을 때까지 민법 제1007조에 기하여 각자의 법정상속분에 따라 이를 공유한다(위 대법원 2020다292626 판결 참조). 그리고 공유물에 관계되는 지방세는 공유자가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지고, 이에 관하여는 출재채무자의 구상권에 관한 민법 제425조를 준용한다(지방세기본법 제2조 제1항 제22호, 제44조 제1항, 제5항).
한편 민법 제1015조는 “상속재산의 분할은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 그러나 제삼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를 인정하고 있으나, 상속재산분할에 소급효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상속개시 이후 공동상속인들이 상속재산의 공유관계에 있었던 사실 자체가 소급하여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두34841 판결 참조).
따라서 위와 같이 공동상속인들이 각자의 법정상속분에 따라 상속재산을 공유하는 동안 상속재산에 부과된 재산세는 공동상속인들이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지고, 그중 1인이 위 재산세를 납부함으로써 공동면책을 얻었다면 그 공동상속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공동상속인들을 상대로 각자의 법정상속분에 따라 구상할 수 있다. 그리고 구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속재산분할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 그 절차에서 위와 같이 납부된 재산세가 고려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 상속재산을 재산세를 납부한 공동상속인의 단독소유로 하는 내용의 상속재산분할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다른 공동상속인들을 상대로 구상할 수 있다.
(2)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피고의 주장은 상속재산분할로 대항요건을 갖춘 임대차의 목적물인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한 다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였음을 이유로 다른 공동상속인인 원고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에게 그의 주장이 의미하는 것을 보다 분명히 밝히도록 촉구하고 그에 따라 심리를 하였어야 하고, ② 피고가 그 주장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상속개시 이후의 재산세를 납부하여 공동면책이 이루어졌는지 등을 심리하여 구상권 존재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했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