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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최신판례] 해킹프로그램을 이용한 타인의 아이디, 비밀번호 탐지가 문제된 사건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18900 판결 (상고기각)

 



피고인이 피해자의 컴퓨터에 해킹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해 피해자의 A, B, C 계정의 각 아이디 및 비밀번호(이 사건 아이디 등)를 알아내었다는 이유로 형법 제316조 제2항 소정의 전자기록등내용탐지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원심은 위 죄의 객체인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이 되기 위해서는 특정인의 의사가 표시되어야 한다고 전제한 후 이 사건 아이디 등 자체는 특정인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음. 대법원은 이 사건 아이디 등이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는 해당한다고 보면서도, 이에 대하여 별도의 비밀장치가 된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아이디 등을 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알아냈더라도 전자기록등내용탐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1)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이란 일정한 저장매체에 전자방식이나 자기방식 또는 광기술 등 이에 준하는 방식에 의하여 저장된 기록을 의미한다. 특히 전자기록은, 그 자체로는 물적 실체를 가진 것이 아니어서 별도의 표시·출력장치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보거나 읽을 수 없고, 그 생성 과정에 여러 사람의 의사나 행위가 개재됨은 물론 추가 입력한 정보가 프로그램에 의하여 자동으로 기존의 정보와 결합하여 새로운 전자기록을 작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그 이용 과정을 보아도 그 자체로서 객관적·고정적 의미를 가지면서 독립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 또는 법인이 전자적 방식에 의한 정보의 생성·처리·저장·출력을 목적으로 구축하여 설치·운영하는 시스템에서 쓰임으로써 예정된 증명적 기능을 수행한다(형법 제227조의2에 규정된 공전자기록등위작죄에 관한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46132 판결, 형법 제232조의2에 규정된 사전자기록등위작죄에 관한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91129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그 자체로서 객관적·고정적 의미를 가지면서 독립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 또는 법인이 전자적 방식에 의한 정보의 생성·처리·저장·출력을 목적으로 구축하여 설치·운영하는 시스템에서 쓰임으로써 예정된 증명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전자기록에 포함된다(형법 제232조의2에 규정된 사전자기록등위작죄에서의 전자기록에 관한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938 판결 참조).

 

    (2) 개정 형법이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위 각 범죄의 행위 객체로 신설·추가한 입법취지, 전자기록등내용탐지죄의 보호법익과 그 침해행위의 태양 및 가벌성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의 아이디, 비밀번호(이하 이 사건 아이디 등이라 한다)는 전자방식에 의하여 피해자의 노트북 컴퓨터에 저장된 기록으로서 형법 제316조 제2항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한다.


    (3) 한편, 형법 제316조 제2항 소정의 전자기록등내용탐지죄는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그 내용을 알아낸 자를 처벌하는 규정인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하더라도 봉함 기타 비밀장치가 되어 있지 아니한 것은 이를 기술적 수단을 동원해서 알아냈더라도 전자기록등내용탐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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