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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최신판례]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 및 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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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1003조 제1항 위헌소원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 및 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한 사건

 

헌재 2024. 3. 28. 선고 2020헌바494



헌법재판소는 2024년 3월 28일, 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은 민법 제1003조 제1항 중 ‘배우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합헌] ② 재판관 6:3의 의견으로, 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한 민법 제839조의2 제1항, 제2항, 제843조 중 제839조의2 제1항, 제2항에 관한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각하]

②에 대하여는 이 부분 심판청구가 적법하고 위 조항들이 재산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이 있고, 법정의견에 대하여는 재판관 이영진의 보충의견이 있다.


 

□ 사건개요
 

○ 청구인은 2007. 12. 7.경부터 망인과 동거를 시작하였는데, 망인은 2018. 3. 17. 새벽에 갑자기 발작증세를 보여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2018. 4. 2. 사망하였다. 그 후 청구인은 검사를 상대로 사실상 혼인관계존부 확인의 소를 제기하였고, 법원은 2018. 11. 7. ‘청구인과 망인 사이에 2007. 12. 7.부터 2018. 4. 2.까지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하였음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 2020헌바494

청구인은 2019. 8. 14.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상속권이 인정되어야 함을 전제로, 청구인이 망인의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주장하면서 망인의 형제자매 등 법정상속인들을 상대로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청구인은 위 소송 계속 중 민법 제1003조 제1항 중 ‘배우자’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으나 위 본안 청구 및 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2020. 9. 28.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2021헌바22

청구인은 2019. 10. 4. 사실혼이 일방의 사망으로 해소된 경우 생존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위 망인의 법정상속인들을 상대로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였다. 청구인은 위 소송 계속 중 민법 제839조의2 제1항, 제2항, 제843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으나 위 본안 청구는 기각되고 위 신청은 각하되자, 2021. 1. 26.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법(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된 것) 제839조의2 제1항, 제2항, 민법(2012. 2. 10. 법률 제11300호로 개정된 것) 제843조 중 제839조의2 제1항, 제2항에 관한 부분(이하 위 조항들을 합하여 ‘재산분할청구권조항’이라 한다) 및 민법(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된 것) 제1003조 제1항 중 ‘배우자’ 부분(이하 ‘상속권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민법(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된 것)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 ① 협의상 이혼한 자의 일방은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재산분할에 관하여 협의가 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

민법(2012. 2. 10. 법률 제11300호로 개정된 것)

제843조(준용규정) 재판상 이혼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는 제806조를 준용하고,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자녀의 양육책임 등에 관하여는 제837조를 준용하며, 재판상 이혼에 따른 면접교섭권에 관하여는 제837조의2를 준용하고,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하여는 제839조의2를 준용하며,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권에 관하여는 제839조의3을 준용한다.

민법(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된 것)

제1003조(배우자의 상속순위) ①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제1000조 제1항 제1호와 제2호의 규정에 의한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그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


 

□ 결정주문
 

1. 민법(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된 것) 제1003조 제1항 중 ‘배우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 이유의 요지
 

1. 재산분할청구권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 부적법(진정입법부작위)

○ 민법은 혼인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종료된 경우’에는 생존 배우자도 다른 상속인들과 마찬가지로 상속제도의 규율을 받도록 정하고, 혼인관계가 ‘쌍방 생전에 해소된 경우’에는 재산분할제도의 규율을 받도록 정하여 그 체계를 달리하고 있다. 그러므로 입법자는 이혼과 같이 쌍방 생존 중 혼인이 해소된 경우의 재산분할제도만을 재산분할청구권조항의 입법사항으로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문제삼는 ‘일방의 사망으로 사실혼이 종료된 경우 생존 사실혼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을 부여하는 규정을 두지 않은 부작위’는, 입법자가 애당초 그러한 입법적 규율 자체를 전혀 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외형상 특정 법률조항을 심판대상으로 삼아 제기되었으나 실질적으로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서 허용되지 아니하는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므로 그 자체로 부적법하다.
 

2. 상속권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 합헌(종전 합헌 선례 있고 선례 변경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음)

○ 헌법재판소는 2014. 8. 28. 선고한 2013헌바119 결정에서, 상속권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는, ‘상속권조항이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권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은 상속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객관적인 기준에 의하여 파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상속을 둘러싼 분쟁을 방지하고, 상속으로 인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며,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혼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함으로써 상속권을 가질 수 있고, 증여나 유증을 받는 방법으로 상속에 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근로기준법, 국민연금법 등에 근거한 급여를 받을 권리 등이 인정되므로 상속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 나아가 위 결정에서 법률혼주의를 채택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제3자에게 영향을 미쳐 명확성과 획일성이 요청되는 상속과 같은 법률관계에서는 사실혼을 법률혼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으므로, 상속권조항이 사실혼 배우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 선례의 이유는 심판대상이 동일한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고,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상속권조항은 생존 사실혼 배우자의 재산권(상속권)을 침해하지 않고 평등원칙에도 반하지 아니한다.


 

□ 재산분할청구권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재판관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1.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 적법(부진정입법부작위)

○ 재산분할청구권조항은 실질적인 부부 공동재산의 청산-분배를 본질로 하는 재산분할제도의 내용을 구체화한 규정으로, 위 조항의 입법사항은 혼인의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의 발생과 그 내용에 관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혼인관계의 해소사유에는 이혼, 사실혼 파기와 같은 생전 해소사유 외에 사망도 있으므로, 위 조항이 혼인의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을 규정하면서 일방의 사망으로 사실혼이 해소된 경우를 배제한 것은 부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2. 재산권 침해 여부에 관한 판단 - 위헌(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생존 사실혼 배우자의 재산권을 침해함)

○ 재산분할제도의 본질은 실질적인 부부 공동재산의 청산-분배에 있고 일방의 사망으로 혼인이 해소된 경우에도 이러한 청산·분배가 필요하나 생존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이나 재산분할 어느 것으로도 실질적인 부부 공동재산을 청산-분배받을 수 없다.

○ 사실혼 해소 시에 실질적인 부부 공동재산의 청산·분배가 필요하다는 점은 법률혼 해소의 경우와 다를 바 없고, 혼인이 생존 중에 해소되었는지 아니면 일방의 사망으로 해소되었는지에 따라 그러한 필요성이 달라지지도 않는다. 반면 생존 사실혼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더라도 제3자와의 법률관계에서 거래의 안전 등이 문제 될 여지는 크지 않고, 이는 잠재되어 있던 지분권을 현실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상속인 등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 볼 수도 없다. 생존 사실혼 배우자의 법적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민법,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에 따른 여러 제도들도, 재산분할청구권을 대체·보완하는 제도로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결국 현재의 법체계 및 재산분할제도 하에서는 사실혼 부부가 협력하여 이룬 재산이 그 형성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상속인에게 모두 귀속되는 등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할 때, 재산분할청구권조항이 일방의 사망으로 사실혼이 해소된 경우 생존 사실혼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재산분할제도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인바, 위 조항은 입법형성에 관한 한계를 일탈하여 생존 사실혼 배우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다만, 법적 공백 방지 등을 위해 계속 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


 

□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재판관 이영진)
 

- 생존 사실혼 배우자의 재산권 등을 보호할 수 있도록 상속 내지 재산분할제도 관련 규정 등에 관한 입법개선이 필요함

○ 사실혼은 부부로서의 생활공동체라는 실질에 있어서는 법률혼 부부와 전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현행 법제 하에서는 사실혼이 일방의 사망으로 해소된 경우 상속권 및 재산분할청구권을 비롯하여 부부재산의 적절한 청산 내지 부양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 결과 생존 사실혼 배우자는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한 자신의 기여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고, 가사노동에 전념한 경우 등에는 배우자 사망 후 생계유지가 어려워질 우려가 적지 않다. 이는 생존 사실혼 배우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야기한다.

○ 현재 학계에서는 생존 사실혼 배우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상속권을 인정하자는 견해,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자는 견해, 부양적 청구권을 신설하자는 견해 등 다양한 입법론이 제시되고 있다. 외국의 여러 사례를 살피더라도, 구체적 방법에는 차이가 있으나 적어도 일방의 사망이 생존한 타방에게 가혹한 결과가 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규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따라서 입법자는 생존 사실혼 배우자의 재산청산 내지 부양에 관한 권리가 적절히 담보될 수 있도록, 현행법의 규율 체계 및 학계의 관련 논의, 외국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관련 제도를 조속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 결정의 의의
 

○ 현행 민법 하에서 일방의 사망으로 사실혼관계가 종료된 경우 생존한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이 없고, 재산분할청구권도 행사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생존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은 상속권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부분 결정은, 상속권조항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지 않아 상속권(재산권)을 침해하지 않고, 평등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합헌결정을 선고하였던 종전의 헌법재판소 선례(헌재 2014. 8. 28. 2013헌바119)가 여전히 타당하며 이를 변경할 필요성이 없음을 선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이 사건은 재산분할청구권조항에 대하여도 심판청구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상속권조항만이 문제되었던 종전 선례와 차이가 있다. 이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일방의 사망으로 사실혼이 종료된 경우 생존 사실혼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은 부작위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서 허용되지 않는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어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은 입법활동의 결과인 법률이나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다투는 제도이므로 법률의 부존재, 즉 진정입법부작위를 대상으로하여 다투는 것은 그 자체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법정의견은 재산분할청구권조항이 쌍방 생존 중 혼인이 해소된 경우의 재산분할제도만을 규율한 것이므로, 일방의 사망으로 사실혼이 종료된 경우의 재산분할에 관한 입법적 규율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진정입법부작위)

 

○ 한편, 재산분할청구권조항에 대하여는 이 부분 심판청구가 부진정입법부작위(법률이 불완전·불충분하여 결함이 있는 '부진정입법부작위'는 불완전한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의견은 재산분할청구권조항이 '일방의 사망으로 사실혼이 해소된 경우'를 재산분할청구권의 발생에서 배제한 것으로 보아, 부진정입법부작위라고 보았다)를 다투는 것에 해당하여 적법하고, 나아가 위 조항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생존 사실혼 배우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재판관 3인)이 있다. 또한, 법정의견에 대하여는 생존 사실혼 배우자의 재산권 등을 보호할 수 있도록 상속 내지 재산분할제도 관련 조항 등에 대한 입법개선이 필요하다는 보충의견이 있다(재판관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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