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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신탁학회] 자산분리기능·유연성 등 효용 큰 상사신탁...“전통적 민사신탁과 구별되는 여러 쟁점 주목해야”

작성일
2021.01.13
조회수
72
내용



()한국신탁학회(회장 권종호 교수)가 지난 1127, “상사신탁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서종희 교수가 신탁법상 신인의무(충실의무)에 대한 법경제학적 분석, 한국외대 이동건 박사가 일본에서의 고령화 사회의 현황과 민사 신탁의 가능성을 발표했다. 이어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영경 변호사가 상사신탁의 특성과 법리에 관한 연구, 법무법인 가온 강남규 변호사가 신탁과세 개편안에 관한 소고-특히 유언대용신탁 등 과세를 중심으로-”를 발제했다.

 

두드러지는 신탁의 상사화민사신탁과 구별되는 특수성

 

이영경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신탁제도를 도입할 때부터 신탁을 금융상품으로 여겼고 신탁의 상사화 현상도 매우 두드러지지만, 전통적인 민사신탁을 기반으로 하는 신탁법으로 인해 민사신탁/상사신탁의 구별이 잘 되지 않고 있다면서 상사신탁을 염두에 둔 법 개정이 2012년에 이뤄졌음에도 여전히 상사신탁의 특수성과 법리 적용문제에 대한 연구는 미흡하다며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민사신탁과 다른 특징을 갖는 상사신탁에 대하여는 적용할 법리도 달라지는 만큼 면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신탁은 역사적으로 토지의 무상처분, 상속 등과 같은 증여적 성격의 민사신탁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현대의 신탁은 상사적인 성격을 가지는 상사신탁의 비중이 높은데, 이는 신탁의 모태국가인 영국뿐 아니라 영국의 신탁을 계수해 발전시킨 미국에서도 특히 그러하다. 미국 저명 학자인 랭바인(Langbein, J. H.) 교수는 현대의 신탁에서는 상사신탁의 비중이 절대적이므로 증여적 신탁을 전제로 한 신탁의 특성들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기서 상사신탁의 구분은, 수탁자가 신탁업자인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신탁 자체의 성격을 기준으로 하여 그것이 상업적인 경우에는 이를 상사신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게 이 변호사의 견해다.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투자신탁, 신탁을 이용한 자산유동화거래, 상거래에서 담보를 위해 사용되는 담보신탁, 토지개발신탁 등 사업형 신탁 등이 대표적이다.

 

1961년 제정된 신탁법은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하다가 2012년 전면 개정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변호사는 개정법은 유한책임신탁, 수익증권발행신탁 등을 새로이 도입하고 사업신탁, 신탁의 사채발행 등을 허용하는 등 그간 법에 명시되지 않아 논란이 되었던 제도들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여, 상사신탁이 일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진일보한 법이라고 평했다.

 

당사자 자치 극대화한 유연성은 상사신탁만의 큰 장점

 

신탁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데에는 그 효용이 그만큼 크기 때문인 바, 이영경 변호사는 신탁이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도산절연성 및 자산분리기능 재산권 전환기능 유연성 전문적인 수탁자의 활용으로 나누어 살펴봤다.

 

유동화기구로 신탁을 설립하고 수탁자에게 유효하게 자산을 이전하면, 신탁의 도산절연성에 따라 자산보유자가 파산해도 수탁자에게 이전된 자산은 파산재단을 구성하지 않는다. 그 결과 수익권자는 자산보유자의 도산 위험에서 벗어나 유효하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는데, 신탁을 이용하는 거래 당사자들은 이러한 도산절연기능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신탁은 위탁자가 도산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책임재산을 분리하는 기능을 하며, 이러한 신탁재산의 독립성은 신탁재산을 오로지 신탁을 위한 책임재산으로 만드는 효과를 부여한다.

 

한편 신탁은 동산, 부동산, 무체재산권 등의 재산을 수익권의 형태로 전환시키는 재산권 전환기능을 한다. 신탁의 재산권 전환기능을 이용한 상사신탁으로는 신탁형 자산유동화가 대표적이다. 또한 신탁행위로 신탁 구조를 자유로이 정할 수 있는 매우 유연한 특성을 갖는데, 이는 다른 제도와 신탁을 구분하여 주는 큰 특징이자 신탁의 최대 장점이라는 게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우리 신탁법 상 다수의 조문들도 신탁행위를 통해 일정한 사항을 정할 수 있게 하거나, 법에서 정한 사항을 신탁행위로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여 신탁에서의 당사자 자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민사신탁에서는 수탁자는 별도의 대가를 받지 않고 위탁자와의 신뢰에 따라 재산관리·승계 등의 신탁사무를 처리해 주는 관계였다면, 현대에는 복잡한 금융거래에서 신탁이 활용되거나 신탁이 자산운용의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수탁자에게 전문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로 인해 상사신탁은 수탁자의 전문화, 영업화를 특징으로 하게 되었으며, ‘전문적인 수탁자의 활용은 상사신탁의 중요한 효용 중 하나가 됐다.

 

민사신탁상사신탁중심이동에 따른 주요 쟁점은?

 

수익자의 의미가 변모함에 따라 상사신탁에서 수익자를 수혜자로 취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오히려 투자자로 보아 그에 상응하는 권한을 보장하고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증여적 성격의 민사신탁에서 수익자는 혈족 등 위탁자와의 인적 관계를 이유로 신탁의 이익을 누리도록 일방적으로 지정되지만, 상사신탁에서 수익자는 경제적 거래를 통해 자발적으로 자금을 출연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서 수익권을 취득하기 때문이다.

 

현대의 상사신탁이 수탁자의 권한과 재량을 확대하고, 신탁재산의 보수적 관리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신탁사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쟁점을 낳는다. 예컨대 자산운용을 위한 신탁에서 수탁자는 투자판단 등 투자행위를 하고, 사업신탁에서 수탁자는 마치 회사의 이사와 같이 경영활동을 한다. 이때 수탁자의 권한 확대를 어떻게 적절히 통제하고 수익자의 이익을 보호할 것인지, 수탁자의 충실의무는 어느 정도로 해석할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수탁자가 투자행위 등에 있어 필요한 정보를 모두 취득하고 신중히 판단했다면 비록 결과적으로 손실이 발생했더라도 주의의무 위반책임을 묻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사업신탁에서 수탁자는 신탁사무가 경영활동임을 고려하여 회사의 이사에 대해 적용되는 경영판단의 원칙과 같은 기준을 도입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해충돌금지와 이익향수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충실의무도 살펴볼 부분이다. 이 변호사는 상사신탁에서는 수탁자의 권한과 재량범위가 넓어지므로 수탁자를 통제할 필요는 더욱 커지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상사신탁의 특성을 고려하여 수탁자가 유연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줄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나아가 복잡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는 상사신탁에서는 수탁자의 자기집행의무를 완화할 것과, 수탁자가 재량에 따라 제3자를 선임하여 업무를 위탁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다.

 

상사신탁의 수익자가 다수여서 집단적 특성을 갖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민사신탁과 구별되는 점인데, 이때 수익자들 사이의 의사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 변호사는 상사신탁의 수익권은 복층 구조를 가지는 경우가 있는 등 그 권리관계가 단순하지만은 않다면서 수익권의 내용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 의결권 수를 정하는 까다로운 문제 등을 생각할 때, 상사신탁의 경우 신탁행위로 수익권의 종류별 의결권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실무 포섭 및 가치 조화, 구체화 방안 논의들 더 진행되어야...”

 

이 주제의 토론자로 나선 법률사무소 리버티 이지은 변호사는 실무적으로 신탁업자는 증여적 민사신탁업무를 하더라도 모두 신탁보수를 받기 때문에 전통적인 민사신탁과는 달리 유상성을 띠고, 따라서 상사신탁으로 볼 여지가 생긴다면서 상사신탁의 개념을 신탁업자가 수행하는 유상성을 가지는 신탁 및 상업적 성격을 가지는 신탁으로 보다 넓게 볼 것을 제안했다.

 

경영적 업무를 하는 수탁자의 경우 이사의 경영판단원칙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는 신탁의 구조가 회사의 지배구조와 달라서 상사신탁에 수익자집회, 감사 등을 두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투자자로서의 수익자를 보호하기 위한 고려사항과 같이 조화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보완의견을 냈다.

 

다수수익자 의사결정 방법에 대하여는 우선수익권자, 후순위권자 등 내용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 수익권 가액에 의한 산정방법 등에서 종류별 수익권 가액 산정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해둘 필요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그 방법을 정하는 어려움은 미리 구체적으로 정해두려는 때에도 여전히 존재할 텐데, 이를 어떤 식으로 정리하고 정해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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